리더가 되는 법

‘물에 담금’이라는 뜻의 라틴어 Immersiō에서 나온 Immersion(노출)은 외국어 학습자들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다. 노출은 학습을 통해 익힌 낯선 글자와 소리, 그리고 규칙들을 자연스럽게 체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베트남어를 전공한 나로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언어를 학습할 수 있었다.

비단 언어뿐만 아니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것들에 노출되어 살아간다. 그중에 하나는 좋은 사회구성원이 되는 것, 즉 팔로워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아보면 모범적인 학생이 되기 위해, A급 신병이 되기 위해, 고과를 잘 받는 사원이 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회사를 경영하는 동시에 리더가 되는 법을 배워야 했다. -p.20

팔로워로서의 삶이 익숙했던 나에게 요 몇 달간은 참 힘든 시간이었다. 몇 번의 이직을 거쳐 현재 직장에 정착한 지 2년이 되어가는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6명의 또래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팀의 구성원은 몇 달 사이 반으로 줄어들었고, 설상가상으로 감당하기 버거운 사건들도 터져 나왔다. 여태까지 리더가 되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었기에 깨지면서, 달리면서 배워야 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자주 되뇌었던 것은 ‘나는 참 부족한 사람이구나’하는 자책의 문장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알게 된 세 청년의 ⌈에어비앤비 스토리⌋는 나에게 큰 용기와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어떻게 보면 나는 내 스스로 만들어낸 가상의 리더와 나를 수시로 비교하며 나를 깎아내렸던 것 같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보았던 리더들의 모습과 행동들에 알게 모르게 노출되어 그것을 하나의 정답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누군가의 조언이나 비난에 휘둘리고 끌려다니기보다는 자기만의 주관과 생각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p.208)한데 그렇지 못했다.

왜.jpg

이 책을 읽던 시기에 공교롭게도 리더들이 쓴 책들을 몇 권 읽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교세라를 세운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왜 일하는가⌋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일에 전념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인격을 닦는 수행’이라고 주장한다. 열심히 일함으로써 인격을 수행하고, 그를 통해 인생을 더 깊고 넓게 성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그의 주장을 믿어보려고 한다.

나는 일을 하며 나의 한계와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인격 수행 과정이라고 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생각이다. 나는 좋은 리더가 되고 싶으며, 팀원들과 함께 의미있는 일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비관론자들을 대개 옳지만, 세상을 바꾸는 자는 낙관론자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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